금융 챗봇에 대한 조언, “고객은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

2016.10.26 09:22:40 / 관리자 13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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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금융사들이 자동화된 고객 상담을 가능케 하는 ‘챗봇(Chatbot)’ 개발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은 물론 유통업체, 인터넷전문은행에 이르기까지 ‘챗봇’은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대고객 서비스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챗봇’에 대한 시장과 기업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GS홈쇼핑, CJ오쇼핑 등에 ‘톡주문’ 서비스를 제공하며 챗봇 시장에 한발 먼저 발을 담근 LG CNS의 강석태 전략사업부 미래신사업담당 차장은 “고객은 (챗봇과)대화를 원하지 않는다. 지능형 챗봇이라는 환상도 깨야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LG CNS는 카카오톡 API를 이용 개발된 ‘톡 주문’ 서비스를 GS홈쇼핑, CJ오쇼핑 등 e커머스 사업자는 물론 유통, 제조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채팅 방식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소비자가 카카오톡에서 홈쇼핑 업체와 채팅을 통해 제품 구매 등의 의사를 표시하면 카카오톡 서버에서 LG CNS 서버로 정보가 전송, LG CNS 서버에서 고객에게 최적화된 프로세스로 구매 과정을 유도한다. 이후 카카오톡에서 구매가 완료되면 LG CNS는 건당 홈쇼핑 업체에게 과금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고객과 홈쇼핑 업체와의 물건 구매와 판매 프로세스는 정해진 규칙에 의해 움직인다. 고객이 구매 의사를 표시한 제품에 대해 수량, 색깔, 배송지 등을 챗봇이 온라인 채팅을 통해 고객이 선택하게끔 유도하고 거래를 완결하는 구조다.

대중들이 챗봇이 인공지능에 기반해 고객 상담과 상품제시를 자유롭게 하면서 마치 판매원을 대면해 상담을 받는 것처럼 오해하지만 이는 허상이라는 것이 장석태 차장의 조언이다. 챗봇의 성공을 위해선 고객에게 선택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고객이 채팅창에 잘못된 입력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그는 “고객들을 만나보면 우리에게 지능형 솔루션이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하지만 사전에 공부를 많이 한 고객은 이미 지능형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낸다. 현실적으로 업무단에서 구현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바둑과는 다른 문제다”라고 밝혔다.

우선 고객들은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챗봇과 대화한다. 홈쇼핑이라면 상품 구매가 고객의 목적이다. 챗봇은 이를 지원하면 된다. 장황한 대화가 필요 없는 것이다. 강 차장은 “챗봇은 문장을 인식해서 맞는 정보를 주는 단순정보 제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A백화점의 경우 챗봇으로 유입되는 질문의 70%가 ‘백화점이 오늘, 몇 시 개점하는지?’, ‘특정 브랜드가 입점 돼 있느냐’가 차지한다는 것이 장 차장의 설명이다. 멤버십 문의와 상품 하자에 대한 문의도 들어오지만 이는 아직 소수다. 

이런 상황에서 챗봇에 지능형 대화를 요구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비용도 문제다. 지능형 챗봇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이를 개발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과 챗봇으로 인한 신규고객 가입 효과를 비교하면 아직은 의문이라는 것이 장 차장의 말이다.

이렇게만 보면 챗봇 자체가 사전에 짜여진 프로세스에서만 움직이는 단순한 시스템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밑단에서는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와 오류가 반영되고 있다.

강 차장은 “사전에 수많은 규칙을 정해놨음에도 불구하고 상상을 벗어난 질문이 들어온다. 이럴 경우 챗봇이 대응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1,2,3,4,5 등 숫자를 선택하라고 톡을 날리면 고객 중 일부는 ‘1’을 ‘ㅣ’로 치는 경우가 있다. 또, 톡을 날리지 않고 예시문을 ‘터치’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밝혔다. 장 차장은 또, “모바일 앱은 그래픽 등 직관적인데 챗봇은 텍스트다. 고객이 사용하기 쉽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금융권에선 챗봇에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현재 금융권에선 챗봇을 고객상담 업무에 배치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이에 대해 강석태 차장은 “금융사에겐 상품추천과 가입유도가 적절할 것”이라며 “상담의 경우 챗봇이 전화 상담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또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느냐도 따져야 한다. 하지만 금융상품의 경우 텍스트로 이를 지원하는데 분명 한계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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